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이 자회사인 에어부산으로 몰리고 있다.
채무 관계가 복잡한 아시아나항공의 통째 매각이 어려워질 경우 분리매각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대기업들이 자회사인 에어부산 인수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사를 이미 당국에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2일 아시아나 매각을 추진 중인 당국 관계자는 “여러 기업에서 에어부산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것은 에어부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에어부산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부산은 다른 저가항공사(LCC)보다 기본 서비스 수준이 높아 수익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국제선 수하물 요금 규정도 현장구매와 사전구매에 차등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국제선 기내식 유료화를 시작하는 등 LCC 스타일의 마케팅 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한적한 시간에 항공료를 할인해 주는 아주 기본적인 마케팅도 하지 않는데도 탄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저가항공(LCC)의 기본을 아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회사”라고 말했다.
비교적 낮은 인수금액으로 항공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항공 업황은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때 장기적으로 확실한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며 “특히 LCC는 수익이 검증된 회사라 인수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하려면 아시아나항공과의 연계를 끊어야 한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항공기 임차계약, 정비계약을 맺고 있다.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거래로 발생한 매입 비용은 지난해 1750억 원 상당이다.
에어부산은 대기업 뿐아니라 부산 지역 기업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은 44%이지만 부산지역 주주는 45%를 넘고 있다.
부산시와 넥센, 부산은행, 부산롯데호텔, 동일홀딩스, 아이에스동서 등이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에 대해 대기업이 외부에다 손사래를 치는 것은 박삼구 회장을 둘러싼 너무 복잡한 채권 채무 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매각 주체인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째매각이 원칙”이라면서도 “상황이 안 좋게 되면 그때 가서 분리매각을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