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이달 말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을 공개한다. 우리은행은 모든 개발자들이 해당 API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깃허브(GitHub)에 올려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PI 플랫폼 구축과 관련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개를 앞두고 있다. 동시에 우리은행 API를 깃허브에 올려, 누구나 해당 API로 앱이나 프로그램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완전히 오픈하겠다는 의미다.
깃(Git)은 개발자들이 작성한 소스 코드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깃허브는 이런 깃 시스템 환경을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중앙 저장소 서비스를 제공한다. 깃허브 안에서 깃은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그들의 소스 코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깃허브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2800만 명이 협력하고 있고, 코드 저장소는 8500만 개에 달한다.
개발자들은 깃허브 환경에 접속해 수많은 소스 코드 중 그들에게 필요한 코드만 선별적으로 골라내 프로그램을 만든다. 현재 글로벌 핀테크 업체 대부분은 자사의 개발 환경을 깃허브와 연결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말 깃허브를 75억 달러(약 8조46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이같이 API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다. 타 은행에 비해 API 플랫폼 출범이 다소 늦은 만큼, 공개 범위에 차별성을 둬 늦은 출발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발자의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다. API를 주로 활용하는 주체가 일반 고객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자임을 고려해, 개발자 위주의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동시에 우리은행 API를 활용한 개발자의 앱이나 프로그램을 은행 업무에 결합시키겠다는 뜻도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3월 자산관리서비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와 오픈 API제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금융 소비 패턴 변화가 은행들이 오픈 API를 만들도록 촉구하고 있다”면서 “은행이 스스로 갖고 있는 채널이 많아져야 고객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데 그런 기회는 은행의 파트너들, 즉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으로 API를 공개할 때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