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기적 외부감사인 지정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 감사인 등록제 등이 추가로 시행되면서 상장사들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외감법이 추가 시행된다. 올해부터 적용된 신외감법으로 상장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와 가장 큰 변화는 표준감사시간제도 도입과 감사인 평가기준 신설이다. 감사인은 할당된 감사시간을 채워야 하고, 구체적인 감사계획 등을 문서로 작성해야 한다. 사후에 감사위원회로부터 감사 업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평가받는다.
회계감사 강화로 올해 총 37곳의 상장사가 감사의견에서 한정, 거절을 받았다. 지난해 25개사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의견거절의 경우 30개사로 전년(19개사)보다 급증했다.
황진우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비적정의견은 자산총액이 작은 회사에서 주로 발생했다”며 “비적정의견 37건 중 절반 이상인 20건이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규모가 적을수록 회계 결산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시행되는 외부감사인 지정제도는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사의 감사인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직접 지정해주는 제도다.
내년부터 주기적으로 감사인을 변경해야 한다. 기업이 6년간 자유 수임을 하면 이후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해주는 감사인을 수임해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인등록제도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계부정과 위반행위를 엄격하게 제재하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회계법인만이 외부감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 감사인의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황진우 연구원은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 신외감법이 대폭 개정됐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63개국 중 62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상장사들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은 정해져 있다”며 “또 실적으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