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했지만 13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풋살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10대부터 3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폴 포그바를 보기 위해 모인 그들.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서도 표정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 기대와 설렘으로 더위를 물리치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포그바가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그는 행사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포그바는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팬들이 참여하는 골 세레모니 배틀, 컨트롤 챌린지, 스페셜 풋살 매치에 참여했다.
국내 팬들은 밤잠을 못 이루고 이곳을 찾았다. 행사장을 찾은 정보민ㆍ김태훈ㆍ이현석ㆍ윤선우(14) 학생은 "현장체험학습 기획서를 내고 수원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포그바를 볼 기회가 인생에서 한 번뿐인 것 같아서 왔다"라면서 "사인도 받고, 하이파이브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본 행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팬들은 바삐 움직였다. 또 다른 축구스타 'JK 전권'에게 사인ㆍ사진 요청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축구 기술과 프리스타일(발, 무릎, 허벅지, 가슴 등 모든 신체 부위를 이용해 축구공을 다루는 스포츠)로 팬들에게 잘 알려진 유튜버 크리에이터다. JK 전권은 어린이 팬들에게 둘러싸여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용인에서 왔다는 김민준(16) 학생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JK 전권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라면서 "포그바를 보러왔다가 JK 전권까지 만나니 황홀하다"라며 기뻐했다. 또 다른 팬인 이현수 군은 "사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본 것으로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포그바가 모습을 나타냈다. 모든 관심이 한 곳에 쏠렸다. 포그바는 처음부터 미소를 잃지 않았으나 조금 긴장한 모습도 엿보였다. 언론과 한국 팬들의 관심이 익숙지 않았던 탓인지, 골 세레머니를 해달라는 요구에 진행자에게 함께하자며 제안을 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이후 팬들이 참가하는 '골 세레머니 배틀'에서는 그의 끼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골 세레모니 배틀은 팬들이 골을 넣고 포그바 앞에서 세레모니를 펼쳐 점수를 받는 행사다. 독특한 골 세레머니가 점수를 얻는 주요한 방법이다. 팬들이 자신 앞에서 우승꽝스러운 춤을 추고 하이파이브를 요청하자 즐겁게 웃었다. 팬들이 춤을 출 때마다, 마이크를 잡고 추임새도 넣으며 흥을 돋웠다.
'컨트롤 챌린지'도 이어졌다. 골 세레모니 배틀이 '재미'에 초점을 맞춘 행사라면 컨트롤 챌린지는 팬들의 축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다.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정교하게 다뤄 포그바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SNS에서 동영상을 올려 예선을 통과한 8명이 본선에 올라 포그바 앞에서 재능을 뽐낼 기회를 얻었다.
행사 참가를 위해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고현철 씨는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잘해보고 싶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이 행사에서 잘하면 포그바랑 풋살을 같이 할 기회를 얻는데 꼭 그렇게 됐으며 좋겠다"라면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돌아가는 팬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처음부터 모든 행사를 관람한 최헌 군은 "포그바를 본 것도 좋았고 팬들이 참가하는 행사도 흥미로웠다"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