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율주행 총 5단계 중 1단계인 보조주행과 2단계인 부분 자율주행은 이미 실현됐다. 2020~2021년에는 조건부 자율주행(3단계)이나 고도자율주행(4단계)까지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람의 제어가 전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5단계)도 이르면 2025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17년부터 고도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제휴 및 협업, 나아가 전략투자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요 대상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에서 앞선 미국, 이스라엘, 독일이었다.
2017년 이스라엘 모빌아이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손잡으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본격화됐다. 같은 해 역시 이스라엘의 옵시스와 자율주행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Radar) 기술 개발에 협력했다. 현대모비스도 독일 기업들과 손잡고 보급형과 고급형 레이더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해는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가 적잖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오로라와 메타웨이브 등 미국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면서 자율주행 청사진이 더욱 명료해졌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제휴관계였던 오로라에는 3000만 달러(약 355억 원)에 이르는 전략 투자까지 단행하면서 2021년 레벨4 수준의 자율차 공동개발이라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현재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자율주행차는 레벨2 수준이다. 내부적으로 레벨3에 버금가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운전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시스템인 만큼 기술고도화는 물론 수많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순차적으로 포개서 자원으로 만드는 일이 핵심이다. 현대차 자율주행차 투자의 지향점도 역시 기술 고도화에 쏠려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자율주행 관련 투자에 적극적이다. 특히 라이다 센서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벤처투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라이다 3D 센서 스타트업인 미국 센스포토닉스가 모집한 2400만 달러(약 285억 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라이다는 레이저광선을 물체에 쏴서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해 3D 입체 정보를 만들어주는 일종의 스캐너다. 자율주행을 하면서 주변 물체나 거리를 정밀하게 식별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고성능 라이더 센서는 자율 주행차의 밝은 눈이 되는 셈이다.
삼성벤처투자 측은 “이 회사가 가진 독점적인 레이저 및 센서 기술이 미래 자동차 및 산업 3D 분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라이다 기술 혁신을 대표한다고 믿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라이다 업체 테트라뷰와 이노비즈 등에도 투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이스라엘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바야비전’과 미국 차량용 센서 업체 ‘에이아이’에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벤처투자 기업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11월 첫 투자로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라이드셀’을 낙점했다. 올 2월에는 자율주행 셔틀 개발 업체 ‘메이모빌리티’에 투자했다.
시장조사기관 네비건리서치는 전 세계 자율차 시장 규모가 2020년 1890억 달러(약 214조2800억 원)에서 2035년 1조1520억 달러(약 1306조1300억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은 반도체부터 무선통신과 센서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도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