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도 다른 기종 주문
잇단 추락 사고로 항공기 수주가 제로(0)까지 떨어졌던 보잉의 숨통이 트였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서 브리티시항공 등의 지주회사인 IAG에 보잉 ‘737맥스’를 최대 200대까지 판매하는 가계약서에 서명했다.
IAG는 보잉 ‘737맥스8’과 이보다 큰 ‘737맥스10’을 섞어서 구매하기로 했다. 보잉 737맥스8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추락사고를 낸 기종이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가 운영하던 보잉 737맥스8은 작년 10월 추락해 189명의 사망자를 냈다. 올해 3월에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같은 기종 항공기 추락으로 157명이 목숨을 잃었다.
잇단 사고로 운항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윌리 월시 IAG 최고경영자(CEO)는 “미래를 생각하면 737맥스는 훌륭한 항공기”라고 말했다. 그는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동항법시스템의 개선 전후를 자신이 모두 시험해 봤다며 “해당 기종 항공기가 개선됐다는 점에 확신이 들었다”고 구입 배경을 설명했다. 월시 CEO는 보잉 737 조종사 출신이다.
WSJ는 이번 가계약을 통해 보잉 737맥스가 운항 중단 이후 가장 큰 신임을 획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추락사고 여파로 보잉은 올해 4월과 5월 신규 주문을 받지 못했고 기존 주문 취소도 125건까지 늘었다. 지난달 뉴질랜드항공이 드림라이너 시리즈 ‘787-10’ 8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나 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IAG의 이번 결정은 규제 당국이 보잉의 새 자동항법시스템을 시험할 준비에 들어간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WSJ는 평가했다. 규제 당국의 이번 시험은 보잉 737맥스가 여객기로서 운항을 재개할지를 판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절차다.
일부 미국 조종사들은 맥스 기종의 안전한 비행을 위해 검증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남았다고 주장한다. 아메리칸항공그룹 조종사 대표 댄 캐리는 이날 미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의 항공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보잉이 제안한 새 교육 프로토콜, 자료 및 교육 방법이 충분한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보잉은 이날 다른 항공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보잉 드림라이너 시리즈인 ‘787-10’ 20대, ‘787-9s’ 10대를 96억9300만 달러에 구입하기로 보잉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 여객기 가운데 일부는 글로벌 항공기 임대업체인 에어리스가 사들여 대한항공에 배치하기로 했다. 에어리스는 대한항공 거래와는 별도로 787-9s 5대를 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