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 vs “자영업자 목줄 죈다”…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잡음' 우려

입력 2019-06-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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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위스키를 제외한 나머지 술의 금품 리베이트가 전면 금지된다. 업계는 모호한 규정이 명확해져 공정한 경쟁으로 주류 유통업계가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행 과정에서 잡음도 불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오는 7월1일 시행되는 ‘리베이트 쌍벌제’ 등을 담은 주류 관련 국세청 고시 개정안이 주류제조업체는 물론 도매업계의 유통질서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은 주류업계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리베이트 쌍벌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주류 제조나 수입사가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특정 도매상에 할인 또는 금품 등의 리베이트를 주면 이를 주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처벌받는다는 것이다. 대신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혜택은 확대했다. 시음용 술의 물량한도를 2배로 늘리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경품 한도도 높였다.

오정석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은 “기존에도 리베이트는 법으로 금지돼 있었지만 업계에는 암암리에 또는 관행적으로 무자료 거래, 덤핑, 지입차 등과 같이 거래 질서를 문란케 하고 탈세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들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국세청 고시 개정안은 그동안 수많은 문제점을 양산해온 리베이트 관련 문제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주류를 거래하면서 술이나 금품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 현실을 반영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유일하게 허용된 게 바로 위스키다. 위조방지(RFID)를 적용한 주류(위스키 등)에 한해 도매업자에게 공급가액의 1% 한도로 금품을 제공할 수 있다. 유흥업자에 대해서는 공급가액의 3% 한도까지 허용된다. 또 도매업자가 소매업자에게 냉장고(내구 소비재)를 제공할 수 있는 한도를 신규사업자에서 기존사업자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나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은 명확히 확인되는 개별 가격 5000원 이하 광고 선전용 소액 소모품인 앞치마, 오프너, 컵 등에 한해 유흥음식업자(식당)에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소액 소모품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반면 광고선전비를 사칭해 우회적으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은 불법이다. 업계는 주류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업체 간 소모적인 경쟁을 줄인다는 큰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주류 유통사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규정이 대폭 개정되고 공정한 룰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관련 업체들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공정한 경쟁을 펼치면 장기적으로 국내 주류 유통 시장이 한층 발전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제조업체의 품질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소비자의 만족도와 선택권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주류 관련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내수소비가 위축된데다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상승 등으로 어려운데 그동안 받던 장려금이나 에누리까지 없어지면 영업난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식당이나 주점들이 주류 판매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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