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도 한달만 최저..반기말 수출업체 달러 매도 타이밍, 공급우위속 1150원대 타진할 듯
원·달러 환율이 14원이나 급락하며 1160원대로 진입했다. 2개월만에 최저치며, 전일대비 변동폭 기준으로는 7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80원대까지 떨어지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연준(Fed)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렇잖아도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다.
수급상으로도 반기말이 가까워 오면서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가 많았다. 주가가 상승했고, 위안화도 하락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연준 7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인데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 기대도 강화됐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하반기 글로벌 달러 약세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음주로 예정된 G20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반기말로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타이밍을 잡기 위해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틀간 급락하면서 일부 속도조절을 보일 수 있겠지만 원·달러는 1150원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중 저가는 1161.2원으로 지난달 2일 장중 기록한 1160.7원 이후 최저치였다. 1172.9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7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12.8원으로 역시 2017년 2월14일 장중변동폭 13.4원 이후 2년4개월만에 가장 컸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5.45원 떨어진 1080.57원을 기록했다. 이는 5월23일 1077.9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전일에도 9.15원 하락한 바 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1.1/1171.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5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어젯밤 FOMC 이후 미국쪽에서는 7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다. 다음주 G20에서 미중 정상간 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 방향 도출 기대도 강하다. 주식시장도 좋았고, 미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하반기에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리스크온 분위기로 돌아선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이틀간 급격히 빠져 1160원대 초반이다. 속도조절 가능성이 높지만 다음주에 G20 미중 정상회담이 있고, 반기말로 인해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타이밍을 잡아야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마음이 급하다. 달러 공급우위장을 보이며 원·달러는 1150원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FOMC 영향이 가장 컸다. 전날에도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가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가 하락한 바 있었는데 이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위안화도 하락했고, 외국인 달러매도,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원·달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늘 역외시장 반응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원·달러가 추가로 하락하려면 손절성 매도물량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달러는 1150원대로 떨어질 수 있겠다. 반면 저가매수에 나선다면 당분간 1160원대 레인지장이 되겠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75엔(0.69%) 하락한 107.66엔을, 유로·달러는 0.0059달러(0.53%) 상승한 1.127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357위안(0.51%) 내린 6.86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51포인트(0.31%) 오른 2131.29를, 코스닥은 9.61포인트(1.34%) 급등한 727.3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