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해 7개 유력 IT업체를 대상으로 터치스크린 기술특허 침해에 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네오드론'이라는 업체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네오드론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일부 모바일기기, 컴퓨터, 부품 등에 적용된 터치스크린 기술이 자사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면서 ITC에 조사와 함께 해당 제품의 수입 및 판매 중지 결정을 요청했다.
ITC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특허침해 제소 건과 관련한 조사 대상이 삼성전자 한국 본사 및 미국법인, 아마존, 델, HP, 레노버 중국 본사 및 미국법인,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등 7개 업체, 9개 법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네오드론은 텍사스주 법원 등에도 이들 기업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 가전을 모두 생산하는 종합 IT 기업이어서 다양한 소송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에는 미국 뉴멕시코대학 이사회가 소유한 비영리단체인 '서포팅 테크놀로지 트랜스퍼·캐털라이징 이코노믹 디벨로프먼트(STC)'로부터 반도체 특허침해 혐의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첨단기술 분야의 연구원을 육성하고 있는 STC는 삼성전자가 컴퓨터 칩,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텍사스 서부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위스 시계업체인 스와치 그룹은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의 화면 일부가 자사의 시계와 거의 똑같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월말 미국 뉴욕 남부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스와치 그룹은 1억 달러의 손해 배상금을 요구했으나 지난달 삼성전자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스와치가 문제 삼은 디자인은 제3의 개발자가 만든 것"이라며 기각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지난해부터 D램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한 소비자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업계에서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소송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ITC 제소 등이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