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100~2180포인트선에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이번 주말(28일~29일)부터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사전적으로 실무진 및 고위급 무역협상도 진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주 미국 S&P500은 종가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무역협상이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합의에 이를 지는 미지수다. 5월 초까지 무역협상에서의 쟁점사항(이행강제조치) 외에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 이후 중국은 보복관세(600억 달러)를 부과했고, 미국은 대중국 추가관세(3000억 달러) 부과절차에 돌입했다. 여기에 화웨이 사태까지 가세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까지 관세부과를 넘어 산업 및 기업 제재까지 무역분쟁의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그만큼 극적인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한다. 3차 관세품에 대한 세율 인하, 화웨이 사태 해결 등 미국과 중국 간의 꼬인 실타래가 풀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연장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데 따른 펀더멘털 불안과 2분기 실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위험자산의 추세반전 가능성은 낮다. 코스피 2100선 이상에서 방어적, 보수적 포트폴리오 구축전략을 유지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꽤 좋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G20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도 부양정책 가능성을 시사했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는 훨씬 더 완화적이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미국과 중국이 추가 무역분쟁을 막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면 금융자산이 나쁠 이유가 없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구분없이 대부분의 금융자산 가격이 올랐다. 지난주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테크 업종이 강했고, 자본재와 바이오, 에너지, 철강 업종이 올랐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 10년 장기금리도 사상 최저다. 금 가격도 6년 만에 최고치에 달한다. 미국 달러를 제외한 대부분 금융자산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도 전반적인 약세는 아니었지만,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 등 안전자산에 비해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위안화와 원화도 달러보다 강했다. 주가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지난주 한국 증시는 무역협상 기대감과 비둘기적인 FOMC 결과에 힘입어 상승했다. 시장은 연준 FOMC 결과를 기다리면서 관망세를 보였지만, 무역분쟁 관련 긍정적인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G20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 시진핑과 전화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고 실무진급의 확대회담까지 개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는 관망세를 이어가는 한편, 주 중반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 등 일부 개별 이슈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마이크론이 실적 발표에서 화웨이 이슈, 무역분쟁 및 반도체 업황 관련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토대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시말해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실적 부진 및 경기 위축 가능성을 높여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반면 마이크론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무역분쟁 이슈가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을 언급한다면, 투자심리 개선 기대를 높일 수 있다. 결국 마이크론이 반도체 업종에만 영향을 주기보다는 무역분쟁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주 코스피는 2100~2180포인트선, 코스닥은 710~750포인트선 등락을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