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급속 둔화…대외 경제 불확실성 대비 필요”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국회를 찾아 늦어도 7월부터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해달라고 시정연설을 통해 촉구했다.
이 총리는 이날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출에 즈음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늦어도 7월부터는 추경을 집행할 수 있도록 국회가 신속히 심의·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추경이 더 늦어지거나 무산된다면 경제가 더 나빠지고 국민 고통이 더 커지며 복지수요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 편성 이유와 관련해 이 총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총리는 "미·중 경제마찰이 확대되고 세계 경제가 급속히 둔화된다"며 "그러나 우리는 과도할 정도의 수출의존형 경제를 지속해 왔다. 내수를 진작해야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상대적 빈곤의 확대 등이 내수 진작을 가로막아 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런 여건과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수출과 내수를 함께 떠받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면서도 "세계경제의 급격한 둔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예상보다 더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하고 기업투자도 부진해 올해 1/4분기 경제성장이 매우 저조했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우리 경제는 더 나빠지게 된다. 경제성장률을 더 떨어뜨리고 경제의 잠재력마저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악순환을 차단하고 경제활력을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며 "또 국민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비도 미리부터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추경의 주요 내용으로 "경기대응과 민생경제 지원에 4조5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며 "어려움을 겪는 수출과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수출시장 개척과 창업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수출금융을 3조 원 가까이 늘리고, 수출바우처 등 맞춤형 해외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겠다. 특히 중소조선사를 위한 전용보증 프로그램을 3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며 "초기 창업기업에 모험자본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혁신창업펀드에 15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고 500억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신설해 유망 창업기업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사회안전망을 보강해 민생 안정을 돕겠다"며 "구직급여 지원대상을 11만 명 늘리고 직업훈련 바우처 발급을 2만 명 추가해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촉진하겠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재산 기준을 완화해 3만4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으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고용위기지역에는 희망근로 일자리 1만 개를 더 늘려 실직자와 취약계층의 생계안정을 돕겠다. 자동차와 조선 관련 중소기업 등에 긴급경영안정자금 1000억 원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며 "지진에 따른 고통이 계속되는 포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 원을 추가로 제공하고, 주민들께 일자리 1000개를 드리도록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총리는 미세먼지 저감과 강원도 산불피해 복구를 위해서도 추경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월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정부는 긴급한 사방공사와 진화 인력·장비 확충 예산을 추경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올봄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일주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며 "다행히 국회가 재난안전법 등 8개 관련 법률을 처리했으나, 이제는 중앙과 지방의 대응체제를 정비하고 저감조치를 체계화 해야 겨울 고농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서도 여야의 처리를 촉구했다. 이 총리는 "탄력근로제 개선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법안, 빅데이터 3법 등 법안들도 국회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 78%가 찬성하시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 지 오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