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강성부펀드(KCGI)가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또다시 추가 대출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던 KCGI는 시세차익 감소와 대출금 상환에 봉착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약 800억~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복수의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들을 접촉했지만, 5%대 금리를 두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가 2금융권 대출을 추진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1금융권의 경우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과 거래로 인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반대편에 서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KCGI가 쥐고 있는 한진칼 보유 지분은 945만7252주(15.98%)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와 만기, 담보유지비율 등 세부조건 약정을 놓고 입장이 달라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기관에서 추가 주담대를 거부했지만 일부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KCGI 입장에선 계속 자금을 모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담보대출로 한진칼 지분을 계속 확장해 온 KCGI는 보유 주식의 시세차익이 감소하고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들어갔다. 기존 주담대의 만기 도래와 함께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나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정리되면서 한진칼 주가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탓이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직접 투자가 아닌 한진칼 지분 취득을 택한 것을 두고 우호적인 시그널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KCGI는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다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거부하면서 대출금 200억 원을 상환한 데 이어 다음달 200억 원을 추가로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KB증권에서 주담대로 빌린 100억 원도 11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와 관련해 KCGI 관계자는 “공시된 것 이외의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