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인수→횡령→인수 반복
코스닥 상장사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후 수백억 원을 빼내 상장폐지 위기로 몰고간 '연쇄 기업사냥꾼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는 지와이커머스 실소유주 이모 씨 등 경영진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공모한 혐의를 받는 다른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7년 4월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자신의 친인척들을 내세워 회사를 장악했다. 이들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페이퍼컴퍼니에 대여를 가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자금 약 500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의 범행은 지와이커머스의 소액주주 40명이 올해 1월 고소를 제기하면서 밝혀졌다. 검찰은 심각한 수준의 조직적 경제범죄로 판단하고 압수수색, 계좌추적, 공시 및 회계자료 분석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이 씨 일당은 201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B사 등을 인수해 수백억 원대의 회사자금을 빼돌려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C사와 D사를 인수해 빼낸 자금을 기반으로 지와이커머스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C사는 상장폐지, D사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고이율의 단기사채를 동원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자금만 빼낸 뒤 곧바로 다음 기업을 노리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기업사냥꾼의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들의 목표가 된 회사의 전체 피해액은 1000억 원, 소액주주는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엄단하고 횡령금의 사용처 등을 철저히 규명해 최대한 환수하겠다”며 “이들이 부실화시킨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