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일로’ 커피 사업 제동 걸릴라...‘친환경’에 힘주는 편의점

(GS리테일 제공)

유통·소비재업계에 불어닥친 친환경 이슈와 다소 거리가 있던 편의점 업계가 친환경 행보에 나서고 있다.

BGF는 지난 달 설립한 자회사 BGF에코바이오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인 KBF㈜를 인수했다고 3일 밝혔다. BGF는 편의점 CU(씨유)의 모회사다. KBF㈜는 국내 유일의 생분해성 발포 플라스틱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으로, 플라스틱의 재활용·수거 등의 별도 과정 없이 매립만으로도 6개월 이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관련 핵심 기술력(관련 특허 7종)을 보유하고 있다.

BGF는 이번 인수로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관련 핵심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보유해 편의점 사업과 신선식품 배송 사업에 힘을 싣고, 해외 진출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BFG 관계자는 “친환경 생산라인을 확대해 인프라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CU 및 헬로네이처의 친환경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색오염(white pollution)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폐해가 심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부터 친환경 규제 움직임을 강화하자 유통업계의 보폭은 더욱 빨라졌다.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들은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했고,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속비닐과 비닐봉지 줄이기를 앞다퉈 실시했다.

그간 편의점 업계는 유통업체에 비해 대량 구매 및 배송에 따른 과대 포장과도 거리가 멀었고, 프랜차이즈 업체처럼 일회용품 사용과도 크게 관련이 없었다. 무료로 제공하던 비닐봉지를 유상으로 판매하는 조치가 전부였다.

(BGF리테일 제공)

그러던 편의점업계가 친환경 행보에 나선 것은 원두 커피 사업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커피전문점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정도로 원두커피 사업이 커지고 있는 편의점 업계로서는 자칫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과다 사용의 주범으로 인식돼 원두커피 사업에 제동을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CU의 즉석원두커피 매출 신장률은 2017년 33.7%에서 지난해 42.9%, 올해(1~4월)는 58.6%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자사의 원두커피 ‘카페 겟(Cafe Get)’에 열대우림동맹 인증 원두를 사용하고, 종이 빨대 등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인 ‘카페25’에 사용되는 컵과 뚜껑, 컵홀더 등에 100% 친환경 소재를 도입했다. 지난해 종이 빨대와 컵음료에 ‘카페25’ 로고를 인쇄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변경한 데에 이은 조치다. ‘카페 25’ 전용컵은 일반 종이컵과 달리 수용성 코팅으로 제작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세븐카페’를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역시 업계 최초로 얼음컵을 무지 형태로 바꿨고, 최근에는 종이 빨대를 갖춰 각 점포에서 발주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세븐카페 텀블러’를 이용하면 HOT 레귤러와 라지 상품을 할인하는 행사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자율협약에 따라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전문점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모습이 원두 커피 사업을 강화하려는 편의점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