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1일까지 일본에 머물려 일본의 메가 뱅크와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의 간담회 이전에 귀국할 가능성이 유력했었다. 30대 총수 간담회 불참을 양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해결방안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부회장은 현재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한편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 지원’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만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는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이 거론된다. 스미토모화학은 반도체 공정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으로부터 조언을 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형 아베 히로노부의 장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부회장이 거래처 기업 간부를 만나 일본 이외의 공장에서 한국으로 소재 조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 측은 “구체적인 동선과 일정은 이 부회장만 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일본 재계 인맥을 통해 현지 원로와 기업인 등을 만나 최근 사태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누면서 조언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당장 해법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총수가 귀국을 미룬 것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와 양국 협의 요구를 정면 거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官房)장관은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이번 조치는 수출 관리에 필요한 국내운용의 시정”이라며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 철회할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민간 경제특사’로 나선 이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정부 간 대회가 끊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면서 “양국간 대립의 간극을 좁히는 ‘마중물’ 역할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