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만에 출발한 추경 심사…여야 양보없는 공방 예고

입력 2019-07-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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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안 사수는 물론 증액 필요”…野 “‘총선용 퍼주기’ 대폭 삭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조7000억 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야의 팽팽한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은 ‘조속한 통과’를 강조하는 반면 야당은 ‘대폭 삭감’ 입장을 각각 고수하고 있어 추경안 처리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 추경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지난 4월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접수한지 78일 만에 국회 심사가 시작된 것이다. 예결위는 오는 15일 종합정책질의와 17~18일 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여야는 출발선에서부터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처리가 더 늦어질 경우 자칫 추경 집행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오는 19일까지는 반드시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첫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추경이) 늦어진 만큼 현장에서 애타게 추경이 풀리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며 “필요한 지역과 산업에 제대로 재정을 공급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은 ‘추경 증액’ 카드를 꺼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원안을 사수하는 것은 물론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최대 30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민주당은 수석대변인은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로 추가적인 추경 요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증액 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은 대대적인 삭감을 벼르고 있다. 이번 추경이 강원산불과 포항지진을 지원한다며 편성됐지만 실제 내용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주장이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내용면에서 ‘단기 일자리 꼼수’ 사업이나 ‘총선용 퍼주기’ 사업, 정권홍보 사업 등 불요불급한 사례가 다수 있는데 현미경 검증을 통해 반드시 삭감하겠다”고 언급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추경예산 중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정부는 6조7000억 원 가운데 3조6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겠다고 한다”며 “벌써 세수도 줄고 국가채무는 급증하고 있는데 또 빚을 늘리자는 소리다. 바른미래당이 철저히 따지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야가 아직 본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점도 추경안 심사 과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등 군 관련 사건이 잇따르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장관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감정싸움이 거세지면 추경안 처리는 다시 차일피일 미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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