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이하 AB인베브)가 아시아 법인의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한 가운데 한국 오비맥주 매각설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오비맥주측은 “확정된 바 없으며 AB인베브 부채를 낮추기 위한 여러 추측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AB인베브가 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과 호주, 중앙아메리카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B인베브는 이를 통해 약 100억달러(약 11조73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오비맥주 측은 “배당금, 판관비를 줄이는 등 AB인베브의 부채를 축소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추측되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오비맥주 본사 차원에서 확정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오비맥주 등 일부 사업부 매각 등이 자꾸 나오는 것은 AB인베브의 1000억 달러 넘는 규모의 부채 부담 감소 방안 때문이다. 또 다른 부채를 낮추는 방법으로 지난해 이미 절반으로 줄인 배당금을 다시 낮추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업체의 연간 배당금은 40억달러 수준이다.
앞서 14일 AB인베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인 ‘버드와이저 브루잉’(Budweiser Brewing Company APAC)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B인베브는 당초 이번 상장을 통해 98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AB인베브의 IPO가 중단됨에 따라 부채 축소 대안이 모색되는 상황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과 호주, 중미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 AB인베브가 매각을 고려하는 사업부는 한국과 호주,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으로 모두 시장 점유율이 높고 현금 창출력이 양호해 매력적인 투자로 인식되는 편이다.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KKR이 지난 5월 AB인베브의 아시아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방안을 문의하기 위해 회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2014년 오비맥주를 원주인인 AB인베브에 58억달러를 받고 되팔았던 회사인 만큼 양사의 접촉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또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회사인 아사히그룹이 AB인베브의 호주 사업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오비맥주는 동아시아BU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아시아 지역에서 ▲동아시아(한국, 일본, 홍콩, 마카오) ▲중국 ▲호주 및 뉴질랜드 ▲동남아시아(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남아시아(인도, 스리랑카 등) 등 권역 별로 5개 비즈니스유닛(BU)을 두고 있다. 버드와이저 APAC는 이들 5개 BU가 모인 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