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관광지의 자연 재해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여행업계가 본격적 휴가철에도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후폭풍에 고전하고 있다. 성수기에도 수익성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주가와 재무지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경제보복 시작 전날인 3일 4만9350원이던 하나투어 종가는 19일은 4만47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3일 1만9400원에서 19일 1만7400원로 내렸다. 일본 여행 취소가 이어지면서 이들 회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전망 역시 암울하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1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339억 원) 대비 반토막 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도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4%, 3.5%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2분기에도 모두투어는 전년 대비 27.50% 줄어든 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2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411억 원) 대비 반토막난 실적을 거뒀지만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6% 상승한 1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도 컨센서스에 따르면 2.08% 상승한 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치솟는 부채비율이 변수다. 하나투어는 면세점, 호텔, 자산관리업 등 신사업 투자 비용이 커지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198.5%에서 올 1분기 309.6%까지 급등했다. 현금성자산도 2017년 2284억 원에서 지난해 1577억 원으로 700억 원가량 줄어든 데다 올 1분기에는 1539억 원까지 내려갔다. 단기차입금은 2017년 105억 원에서 지난해 696억 원으로, 올해 1분기에는 993억 원까지 올라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화된 자연재해에 대한 기저효과를 기대했지만 일본 경제 제재로 일본 여행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소비 경제 악화와 주 52시간 시행이 맞물리면서 패키지 산업이 여행업 중 열위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