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남단 노량진~노들섬 구간에 보행자 전용 공중보행교 '백년다리'가 2021년 6월 개통된다.
서울시는 '백년다리'의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한 결과 권순엽 에스오에이피(SOAP) 대표 설계안 '투영된 풍경'을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30일 발표했다.
'백년다리'는 조선 정조시대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500m(폭 10.5m) 길이로 조성된다. 배다리는 정조가 수원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들을 모아 만든 것으로 사실상 한강 최초의 인도교다.
'백년다리' 상부 데크는 완만한 언덕 형태의 각기 다른 8개 구조물을 연결해 물 위에 떠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상부데크를 지지하는 받침대 역할을 하는 교량 하부의 구조부는 강관(steel pipe) 트러스 구조로 시공해 보행교는 물론 기존 한강대교 교각의 안전을 확보하도록 했다.
보행로 곳곳에는 목재 데크를 이용한 벤치와 전망테라스, 야외 공연‧전시장, 선베드 같은 시민 이용시설이 들어선다. 휴식과 조망을 통해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경험하고 문화적 일상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또 '백년다리'는 도심 속 녹색 숲이자 한강 위 하늘정원으로 만들어진다. 보행데크 주변에 소음과 바람, 폭염과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꽃과 나무를 다양하게 식재한다. 한강대교 차로 부분과 보행교 사이에는 미세먼지 흡착과 열섬화 예방 효과가 있는 수직정원(green wall)이 설치된다.
노량진 방향으로 '백년다리'와 연결될 노량진 고가차도(내년 초 철거 예정) 일부 존치 구간에는 교통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와 자전거 이용자를 고려한 계단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플랫폼도 설치된다.
박선우 심사위원장은 “당선작은 전체적인 교량의 기능과 단순한 기하형태에 충실했고 이용자가 시골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됐다"며 "명료한 조형 콘셉트를 디자인으로 발전시킨 안으로 곡선 디자인이 기존 한강대교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서울시는 '백년다리'가 개통하면 9월 말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장을 앞둔 ‘노들섬’으로의 보행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고가차도 등 도로시설물로 단절됐던 노량진 일대 지역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년다리는 기존교각을 이용해 재생차원으로 보행교를 조성한 첫 사례”라며 “한강의 다양한 경관을 조망하고 시민들 사랑을 받는 서울 대표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