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귀찮다기보다도 이런거다. 사무실에서 커피를 타 먹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많은 경우 커피믹스를 붓고, 뜨거운 물을 탄 다음 ‘커피믹스 봉지로 저어서’ 먹는다.
근데 이런 방법이 유해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유해하다', '무해하다', '심각한 유해는 아니다' 등 별의 별 얘기가 많은데, 이 모든 유해성 논란을 한방에 벗어날 방법이 있다.
바로 커피 저을 때 ‘커피믹스 봉지를 안 쓰면’ 된다는 것.
일반적으로 탕비실에 비치되어 있는 공용 티스푼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근데 물속에 오래 담겨있는 공용 티스푼을 쓰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기자가 그렇다). 그렇다고 컵을 흔들어서 대충 휘젓자니... 내용물이 튀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방법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불편을 겪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제품이 있었다.
‘자동 자석 머그컵(AUTO MAGNETIC MUG)’. 지극히 직관적인 작명이다. 컵 하단에 AA 배터리 2개를 넣은 뒤, 옆의 노란 버튼을 누르면 컵 바닥에 있는 자석이 빙글빙글 돌며 머그컵 안의 내용물을 저어준다.
컵 아래에 회전하는 부품이 달려있는데 세척이 번거롭고 불편하지 않을까? 이 컵에서 내용물을 섞는 역할을 하는 건 알약 크기의 자석이다.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자석을 떼면 그냥 컵이다. 일반적인 컵 씻듯이 쓱싹쓱싹 씻으면 된다.
이런 종류의 물건은 문답이 필요가 없다. 직접 써보고 ‘잘 된다’, ‘안 된다’를 설명만 해도 충분하다. 커피, 스프, 미숫가루 순으로 얼마나 잘 섞이는지 실험해 보기로 했다.
◇Case1. 커피믹스
사무실에서 가장 빈번한 케이스이기도 하거니와 애당초에 이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목적부터가 커피믹스로부터 착상된 아이디어였다. 한번 뜨거운 물을 붓고 돌렸다.
잘 섞인다. 근데 이 제품 사진은 예쁘게 나오라고 이렇게 회전하는 소용돌이를 찍었지만, 실제로는 뚜껑을 꼭 덮고 사용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시끄럽기도 하고,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게 된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 의외의 효과가 하나 있었는데, 거품이 그럭저럭 생겨서 카푸치노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게 또 진짜 카푸치노 맛이라는 건 아니고... 그냥 거품 맛이 조금 맛보기로 나는 정도랄까.
하지만, 커피믹스 하나도 제대로 못 타면 이 제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의미와 다름없다. 이건 기본적인 거다. 다음 시험으로 넘어가 보자.
◇Case2. 스프
가루로 타 먹는 콘스프를 하나 샀다. 원래 물에 잘 녹는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동으로 저어주면 편리하니까. 내친김에 확 찬물을 부어서 ‘그래 얼마나 잘 젓는지 보자’라고 해 볼 수도 있긴 한데, 제품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원래 사용 목적에 맞게 따뜻한 물을 부었다.
좀 아쉬운 결과다. 이 제품의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는데 프로펠러 역할의 자석이 너무 작다는 사실이다. 도는 힘이 강력하긴 한데 컵 바닥 가장자리에는 힘이 미치지 못 한다는 것. 그래서 가장자리에 둥그렇게 남은 가루가 침전된다.
그래도 물 비율을 적절히 잘 섞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스프 맛을 즐기며 먹을 수 있었다.
◇Case3. 미숫가루
즐겨 드시는 분들은 다 알 것이다. 미숫가루는 믹서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수저만으로는 정말 섞이지 않는다. 아예 안 섞인다기보다도, 섞이다 말아서 그 꼭 먹다보면 뭉쳐서 ‘퍽’하고 터지는 덩어리들이.... 아무튼, 정말 섞는게 귀찮아서 안 먹게 되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이미 스프에서부터 만족스러운 결과가 안 나와 좀 불안했지만, 그래도 일단 시도해봤다.
결과는 대실패. 아까 스프의 사례처럼 가장자리 부분이 전혀 섞이질 않는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떠봤더니 뭉쳐진 가루가 그대로 숟가락 위로 떠올랐다. 에이, 미숫가루 좀 편하게 먹나 기대 많이 했는데....
결론적으로 사실 이 제품은 커피 외에는 쓸모가 별로 없다. 기자도 이럴 줄은 몰랐다.
혹시라도 이 제품을 구매하고자 했던 분들에게 많은 참고가 됐기를 바란다. 커피만 된다. 다른 음료까지 욕심을 내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