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따라잡기] 럭셔리+도심 휴가 ‘호캉스’…여행에 수고하지 말자

입력 2019-08-01 17:07수정 2019-08-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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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휴가 어디로 가?”

이미 6월 말부터 회사 동료들의 ‘핫한’ 대화 주제였다. 짧지만 너무도 소중한 일주일. 누구보다도 알차고 보람차게 보내겠노라 열정을 불태우는 여름휴가.

첫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반짝반짝’ 신입부터, 무사히 아이들을 모실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선배까지 다양한 계획을 내놨다.

그런데….

“난 그냥 서울에서 보낼 거야.”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었다. 그 귀한 여름휴가에 서울에 있겠다고? 궁금증 가득한 눈빛을 느꼈는지, 동료는 웃으며 다음을 덧붙였다. “‘호캉스’할 거야. 나도 인싸 돼 보려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다. 도심지 호텔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을 뜻한다.

여름휴가란 그야말로 자유와 행복이지만, 등가법칙처럼 돌아오는 것이 있으니 바로 '피로'와 '인내심'이다. 푹푹 찌는 날씨를 견디며 단 10분도 아까워 빽빽하게 세워놓은 스케줄. 어디서 이렇게 알고 다 몰려왔나 싶은 엄청난 인파. 내가 쉬러 온 건지 사람에 치이러 온 건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나면 어느새 끝나는 휴가였다.

무엇보다 귀중한 ‘시간’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 같은 허무함. 이를 달래줄 ‘쉬는 바캉스’로 떠오른 것이 바로 호캉스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편리하고 청결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호텔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오로지 자신을 위한 ‘휴식’에 집중하는 게 진정한 바캉스 아닐까.

호캉스는 대부분 1박 혹은 2박으로 짧은 계획을 잡는다. ‘서울에 굳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비싸서다.

서울 도심지 호텔은 ‘럭셔리’를 표방하고 있는 데다 호캉스를 즐기는 대부분 이들이 ‘단 하루라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의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 복잡하고 번거로운 해외여행 대신 그 비용을 단 하루에 쏟아붓는 것. 영화 속, 드라마 속, 그 실장님이, 그 배우가 돌아다녔던 ‘호텔 라이프’를 실현할 기회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올해 여름 휴가는 ‘호캉스’로 준비를 마친 김인싸. '7말 8초'의 피 터지는 성수기에 당당히 서울 한복판으로 걸음을 옮긴다.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호텔 로비에서 체크인 후 올라온 객실은 포근+청결+럭셔리 자체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져 한껏 해방된 기분을 느껴본다.

탁 트인 뷰(view)를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서두를 필요 없다. 다음 일정도 단 몇 층만 올라가면 되니까.

며칠을 모니터와 싸움하며 골랐던 수영복을 꺼내 들었다. 동남아의 해변도, 유럽의 해변도 아니지만 ‘인스타용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루프톱 수영장으로 향한다. 빌딩 위에 떠 있는 듯한 풀에서 수영을 하고 나면 그 어느 해외여행이 부럽지 않다.

수영 뒤 잠시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줄 스파를 예약했다. 바디스크럽, 아로마 마사지 등 전문가의 손길로 2시간 넘게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힐링.

어둑해진 하늘, 라운지 식당에 1인 디너 코스를 맛보러 떠날 차례다. 내 속도에 맞춰 제공되는 코스 요리와 와인. 김인싸는 오늘 그야말로 꿈꾸던 영화 속 주인공이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호텔도 발 빠르게 고객 유치에 나섰다. 호텔 내 편의시설과 브런치, 디너 등을 추가한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였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디럭스 룸과 함께 뷔페 조식, 사우나, 스카이야드에서 즐기는 음료 패키지로 ‘호캉스족’을 노린다.

아라뱃길 뷰로 유명한 ‘호텔 마리나베이 서울’에서는 객실과 조식, 수영장 이용이 동시에 가능한 상품을 내놨다. 넓은 식당에서 즐기는 음식과 함께 통유리로 된 수영장까지… 오감을 만족시킬 패키지다.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켄싱턴 호텔 여의도’ 패키지도 추천한다. 욕조가 있는 객실과 함께 ‘파티아워’가 포함됐다. 술과 다양한 핑거푸드는 무제한.

럭셔리의 끝판왕 ‘서울신라호텔’에서 즐기는 호캉스 패키지는 어떨까? 남산 뷰의 깨끗한 객실과 야외 수영장. 일류 셰프가 조리하는 조식도 모두 즐길 수 있다.


“평일 일과 중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데, 왜 주말만 되면 시간이 너무 빨라서 아쉬워~”
-장범준 ‘당신과는 천천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푹푹 찌는 여름이나 냉기 도는 겨울이나,
빠짐없이 보내는 회사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가더니, 휴가 땐 왜 그다지도 빨리 지나가는 건지.

정말 찰나의 시간이지만, ‘쉼’이 주는 행복은 따뜻하고도 시원하다.
아직도 휴가 계획을 고민 중이라면… 이번 ‘쉼’에는 노력도 수고도 모두 제하고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돌려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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