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해커들을 상대로 최대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CNET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사 제품의 결함을 발견하는 이들에게 거액의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CNET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 보안 관련 회의 ‘블랙 햇(Black Hat)’에서 이같이 밝혔다. 100만 달러의 상금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혀 조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체제(OS) ‘커늘(kernel)’이라는 핵심 부분에 액세스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그동안은 해당 업무를 의뢰한 연구자들에게만 상금을 내걸었지만 이번엔 방식을 바꿨다. 데이터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자기 부담에 그치지 않고 외부 지식을 활용해 결함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애플은 2016년에 처음으로 해커를 대상으로 한 상금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는 스마트폰용 OS ‘iOS’와 클라우드 ‘아이 클라우드’가 대상으로, 애플이 뽑은 해커만 참가가 가능했다. 상금은 20만 달러였는데, 당시로서는 최고액이었다.
올 가을부터는 애플TV, 아이패드, 애플워치, 컴퓨터 OS도 결함 발견도 포상 대상으로 확대하고 상금도 늘렸다. 해커의 범위도 없앴다. 애플의 보안 총괄인 이반 크리스틱은 “모든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다”며 문호 확대 의지를 전했다.
애플의 이번 이벤트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거액의 상금을 내건 해커 포섭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애플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대 30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자사 제품 결함 찾기에 나섰다. 앞서 구글도 자사 브라우저 ‘크롬’의 결함을 발견하는 사람에게 3만 달러를 준다고 발표했다. 주로 해커라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민관이 나서 해커와 손을 잡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심지어 미국 정부도 해커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