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현대차노조, 한일 경제 갈등 속 파업 할까

입력 2019-08-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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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 노조, 8월 중순 이후 합법파업 가능

(자료제공=연합뉴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여름 휴가가 끝나면서 8월 중순 이후의 파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회사의 노조 모두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다.

그러나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 제외 등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사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2일 쟁대위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당장 파업 일정을 잡기보다는 휴가에서 돌아와 전체 교섭 상황 등을 공유하는 수준이 될 것 같다"며 "한일관계, 조합원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당분간 올해 임금 협상 교섭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고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등 투쟁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같은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은 하청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사 측과 교섭을 재개할지와 파업 여부, 일정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휴가 직전인 지난달 30일 전체 조합원 대비 70.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휴가 전 "회사가 교섭안을 화끈하게 일괄 제시해야 한다"며 "교섭을 지연시키면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올해 추석 전 타결을 수차례 강조했기 때문에 한 달가량 집중하여 투쟁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휴가 기간 발생한 일본의 백색 국가 제외 결정과 한국 정부 대응 조치 등 양국 간 경제 갈등이 깊어진 상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비상시국에 파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과 관련해 현재 한일관계를 고려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불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역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시국과 맞물려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올해 교섭은 통상임금 문제 해결과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가 지난 수년간 논쟁하던 이슈를 다뤄야 해 이른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노조는 올해 교섭을 시작하면서 '투 트랙' 즉, 통상임금·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올해 임단협과 분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회사 내·외부 상황을 고려해 교섭은 마무리하되 통상임금 문제 등은 내년으로 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교섭에서 2011년 무파업 이후 최소인 두 차례 파업에 그친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요구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과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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