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문 대통령이 이날 약 30분간의 연설에서 일본 비판을 억제했다며 그동안 한일 갈등을 심화시킨 수출 관리에 대해서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에 나서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의 역사를 놓고 징용공과 종군 위안부 등 구체적인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단지 “일본이 이웃나라에 불행을 준 과거를 반성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문 대통령이 12일에도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이 감정적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 등 일본 비판의 톤을 점점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문 대통령이 일본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연설에서 대일 비판을 종전보다 완화하면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긴장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봉물을 헌납했지만 참배는 보류했으며 즉위 후 처음으로 일본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이 “깊은 반성”이라는 상왕의 표현을 그대로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아베는 과거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와이 소재 퍼시픽포럼의 칼 베이커 이사는 “한일 양국 모두 최근 갈등이 실제로는 가고 싶지 않은 길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양국은 관계를 되돌릴 수 있는 조짐을 찾는 중이다. 또 다른 징후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이 수 주간의 쓰라린 반목 끝에 일본을 향해 유화적인 톤을 보였으며 한일 양국 경제가 악화하는 무역분쟁을 개선해 협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표출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또 문 대통령의 연설은 한일 긴장 완화를 위한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을 뜻한다는 후지사키 이치로 전 미국 주재 일본대사 발언을 소개했다.
AP통신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올리브 가지(평화의 상징)’를 흔들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