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이창구 태극제약 대표에게 ‘인수 무산’ 위약금 받는다

입력 2019-08-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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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모리가 우발부채를 숨기고 매각을 추진했던 이창구 태극제약 대표 등에게 약 33억 원을 지급 받게 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최근 이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이 대표 등에게 토니모리가 기지급한 계약금 14억 원과 위약벌금 14억 원에 2년치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총 33억 원 규모로 이 대표가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던 140억 원 대비 23% 수준이다.

토니모리는 더마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2017년 6월 태극제약에 약 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본 계약을 통해 이 대표 등이 보유한 태극제약 지분 47.60%를 14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14억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토니모리는 약 한 달 뒤인 9월 계약을 취소했다. 이 대표 등이 태극제약이 총자산의 23%에 해당하는 약 73억 원의 우발부채를 숨긴 채 매각을 진행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태극제약은 부여군이 ‘2009년경 투자보조금을 지급 받았으면서 공장 전부를 이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조금 환수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인지한 토니모리는 환수금액을 주식매매계약의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거나 그에 상당한 담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대표 등의 ‘배짱’ 대응이다. 이들은 대금감액이나 담보제공 요청을 거절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시정 조치와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기재된 기간까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는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또 재판과정에서 토니모리가 인수계약을 공시해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금을 몰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토니모리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양측은 판결에 불복해 이달 초 항소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계약서 내용을 고려하면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라며 “항소를 한 것은 이 대표 등이 먼저 항소를 했기 때문에 응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태극제약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편 태극제약은 해당 딜 무산 후 LG생활건강으로부터 850억 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또 부여군을 상대로 73억 원 규모 환수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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