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주식매수 청구 4525억 쏟아지자 결국 '합병 철회'..툴젠 "IPO 대안 마련"
제넥신과 툴젠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툴제넥신 합병계약 햬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양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를 마감한 결과 합병계약 해제사유가 발생했고, 양사는 협의끝에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제넥신과 유전자교정치료제 개발기업 툴젠은 지난 6월 19일 합병을 전격 선언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차세대(동종) CAR-T, 이중항체, 유전자치료제 등 새로운 신약개발에 도전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7월 30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합병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미중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불안한 경제 상황과 국내 바이오산업의 여러 악재들로 인해 증권시장은 침체를 겪었고 그 결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대금이 합병계약서 상의 금액을 초과해 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양사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해 제넥신이 지급해야 할 매수금이 1300억원을 초과하거나, 툴젠이 내야 할 대금이 5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계약 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 마감 결과 제넥신은 보통주 344만2486주(2338억원), 우선주 146만5035주(986억원), 툴젠은 보통주 151만3134주(1221억원)가 매수 청구됐다. 양사가 합병을 위해 지급해야할 비용이 각각 3304억원, 1221억원에 이르자 결국 합병무산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양사는 합병무산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넥신 관계자는 "합병이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합병여부에 상관없이 이미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구체적 협력관계가 수립돼 있다"면서 "그 첫 번째 결과물로 하이루킨 파이프라인과 시너지를 통하여 기존 CAR-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동종유래(Allogeneic) CAR-T 파이프라인들을 구축해 2020년 하반기에 임상에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 역시 합병 여부와 무관하게 제넥신과 신약 공동개발 등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툴젠의 경우 합병을 통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공개의 부담을 안게 됐다. 툴젠측은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준 아래 IPO 추진 및 제넥신을 포함한 M&A 재추진 등 다양한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