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을 잃지 않는 복권이 등장해 해외 커뮤니티에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복권 서비스 ‘풀투게더(PoolTogether)’는 이런 일이 가능하도록 복권을 설계했는데요. 어떤 원리일까요.
◇이자를 당첨금으로 = 풀투게더 서비스 운영자는 “손실 없는 복권”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원리는 단순합니다. 복권 참여자들이 예치한 코인을 모아 연 이자율 10%의 예금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당첨금으로 정합니다.
물론 전체 참여금의 이자가 당첨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아직 당첨금이 크지는 않습니다. 첫 회 당첨금은 0.20다이(DAI·약 200원), 2회 195.85다이(약 23만 원), 3회 355.36다이(약 43만 원), 4회 247.90다이(약 30만 원)입니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로 당첨금만 놓고 보면 초라하게 보입니다.
서비스 과정은 △예치 기간 △잠금 기간 △당첨자 선정 △당첨금 지급 등의 과정으로 이뤄지는데요.
먼저 일정 기간 참여자를 모읍니다. 참여는 다이라는 달러 고정형 코인(스테이블코인)으로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참여를 마감하면 15일 동안 총 예치금을 ‘컴파운드(Compound)’라는 가상화폐 예금·대출 프로젝트에 보관합니다. 컴파운드는 연 10% 이상 금리를 지급하는 서비스인데요. 이를 고려하면 총 예치금의 약 0.38%가 당첨금이 됩니다. 1000만 원이 모일 경우 3만5000원이 당첨금이 되는 셈이죠.
최고 당첨금으로 총 참여금을 추정하면 1억1351만 원 정도입니다. 다만 연 10%로 계산한 것으로 실제로는 차이가 있겠네요.
최소 참여금은 20다이(20 달러)로 이뤄지며, 예치금이 많을수록 1등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디파이로만 이루어진 복권 = 해외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이 서비스를 흥미롭게 보는 것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만으로 이뤄진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서비스 참여를 하려면 미국 달러 가치 고정 코인인 다이가 필요합니다. 다이 이외는 받지 않습니다.
15일간 총 참여금의 이자를 벌어들이는 서비스는 컴파운드라는 블록체인 기반 예금·대출 프로젝트입니다. 예금과 대출이 이뤄지는 과정이 모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자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젝트이죠. 참여금을 다이로만 받는 이유는 컴파운드 서비스에서 다이의 예금이자가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10~12%인데요. 기존 금융권의 중금리로 인식되는 수준입니다.
이더리움 1등 당첨자를 선별하는 과정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당첨자 선정 알고리즘을 씀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모든 과정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만큼 대중의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일반적으로 다이 코인이 뭔지부터 개인 지갑을 써서 참여하는 과정도 어렵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미래엔 어떤 기술이 = 풀투게더는 아직 실험적 서비스라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 어떤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진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스마트컨트랙트(자동이행계약)가 버그나 오류 없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작성됐는지 서비스 초반에 알 수 없는데요. 6개월에서 1년 정도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이뤄진 후부터는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겠죠.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Decentralized Financial) 메이커다오(MakerDAO) 프로젝트도 2017년 말부터 1년 넘게 서비스를 해오면서 시장의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메이커다오는 현물과의 연결고리 없이도 가치를 고정한 코인 다이를 만들어내면서 다른 창의적인 서비스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데요. 탈중앙화 은행 컴파운드와 파생상품 거래 서비스 ‘dYdX’, 코인 교환 서비스 ‘유니스왑(Uniswap)’ 등이 대표적입니다.
앞으로 어떤 창의적인 서비스가 나올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