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독점하던 픽업 시장…콜로라도 이어 현대차도 픽업 도입 앞둬
한국지엠(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며 그간 쌍용차가 독점하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경쟁 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차도 싼타페 픽업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 픽업 시장은 추후 삼파전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27일 강원도 횡성 윌리힐리 파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정통 미국 픽업 콜로라도의 공식 출시를 알렸다.
행사에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많은 고객이 기다린 정통 아메리칸 픽업을 출시하게 돼 기쁘다”며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만이 가질 수 있는 상품성을 바탕으로 국내 마니아층의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에만 14만 대 이상 판매된 쉐보레의 주력 모델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는 2열 좌석이 있는 4도어 크루 캡의 쇼트 박스 모델로 출시돼 3258㎜에 달하는 동급 최장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1170리터에 이르는 대용량 적재능력을 갖췄다.
또한,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 m의 힘을 낸다.
콜로라도는 쌍용차가 독점하던 픽업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쌍용차는 2002년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2006년), 코란도 스포츠(2012년), 렉스턴 스포츠(2017년) 등 픽업 모델을 연이어 내놓았다.
경쟁사가 시도하지 않은 블루오션을 공략한 쌍용차는 지금까지 픽업 모델을 총 50만대 넘게 판매했다.
콜로라도는 정통 미국 픽업에 대한 기대감과 주행성능, 편의성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쌍용차 픽업 모델 수요층을 일정 부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판매가격이 기본 트림 기준 3855만 원으로 책정돼 경쟁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약 2800만 원)보다 1000만 원가량 비싼 점이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콜로라도에 경쟁할 차종이 국내에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서 브렌트 딥(Brent Deep) GM 차량성능개발담당은 “콜로라도는 한국시장 유일의 세그먼트라고 생각한다”며 “경쟁모델이라고 생각하는 차와 직접 비교해보면 알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현대차 역시 중형 SUV를 바탕으로 한 모노코크 바탕의 소형 픽업트럭 개발을 마친 상태다.
양산은 북미시장을 겨냥한 만큼 현대차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곳에서는 아반떼와 쏘나타를 생산 중이고, 지난해까지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외주생산을 맡겼던 싼타페를 생산을 되가져온 상태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따라 양국은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애초 2021년에서 2041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사실상 한국산 픽업트럭 미국 수출길이 막힌 것.
결국,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를 내년께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기로 했다. 현지 생산분을 역수입하는 경우 노조와 합의가 필요하다.
현대차는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선보인 콘셉트카 ‘HCD-15’를 기반으로 소형 픽업트럭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기아차 역시 해외시장을 겨냥해 프레임 보디 기반의 픽업트럭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