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늬 정치경제부 기자
대한민국 입시제도를 거쳤다면, 조 후보자의 딸 조 씨의 대입 관련 특혜 논란에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 청년층은 ‘공정성’에 예민한 세대다.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다시 또 죽어라 공부해서 취업 준비를 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생존 불안과 탈락 공포를 달고 살 수밖에 없다. 그저 부모를 잘 둔 덕에 명문대 학생이 되고 진로를 보장받는 조 씨에게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정유라 입학 특혜에서 촛불을 들어 책임을 물은 대학가에서 조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러한 청년들의 외침을 ‘정치색’으로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 후보자 관련 집회를 주도하는 일부 학생의 과거 정당 활동 이력이 불거지며 잡음이 일고 있다. 정치색 논란을 의식한 학생들이 이미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성향과 관계없는 집회라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일각의 의심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색깔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사회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 관련 논란을 그대로 보지 않고 왜곡하고 해석해 보려는 정치적 시선을 견제해야 한다. 시험에 매달려 본 세대는 시험이 그나마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라는 것을 안다. 그 시험을 통과해야 그나마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안다.
몇 년 전 팍팍한 사회 현실을 얘기하다 “요즘 청년들은 왜 돌을 던지지 않냐”는 386세대의 물음을 받은 적이 있다. 사회 문제마저도 청년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시선을 보면서 우리 세대가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에겐 정치적 혹은 또 다른 시선을 보낸다. 청년들이 사회 정면을 바라보지 못할 것이란 것도 편견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