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타' 균주 출처 둘러싼 양사 공방 새 국면...현 상황에선 대웅에 유리한 모양새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포자감정 시험에서 대웅제약의 균주가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황은 다시 대웅제약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하에 실시한 시험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에 따라 서로 다른 균주임이 입증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포자감정 시험은 대웅제약 향남공장 연구실에서 7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자사의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의 소장이 법원의 인정을 받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의 포자생성 여부만 확인했다.
감정 진행 결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것이 관찰됐다. 즉, 메디톡스의 균주를 탈취한 것이라면 생성되지 않았어야 할 포자가 나타나면서 메디톡스의 주장을 뒤엎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자사의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대웅제약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이번 포자감정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을 확인함에 따라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의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게 무고 등의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포자감정 결과에 관한 대웅제약의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전체 유전체의 염기서열 감정이 필요하며, 소송에 제출한 균주와 실제 '나보타' 생산 균주가 동일한지 여부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다음달 20일까지 ITC에 균주 조사 결과와 관련 허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ITC에서 형사 사건 등에 활용하는 철저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양사의 균주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올해 2월 미국 앨러간과 함께 메디톡스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불법 행위에 대해 ITC에 제소했다. ITC는 내부 검토를 거쳐 3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