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자국 수출 기업에 대한 외환 통제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오는 2일부터 연말까지 수출 기업은 달러를 비롯한 외화를 매입하기 전에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수출 기업들은 재화와 서비스 수출로 번 외화를 아르헨티나 시장에 곧바로 팔아야 한다. 기업이 더 이상 달러를 쌓아둘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나 법인의 경우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보유용으로는 외화를 매입할 수 없다. 개인의 경우 달러를 한 달에 1만 달러(약 1200만 원)만 매입할 수 있다. 다만 개인이 자신의 계좌에서 달러를 인출하는 것은 제한이 없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외환시장 통제정책은 통화 위기가 커진 데 따른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30억 달러의 외화가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는 페소 가치 하락과 단기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름버그는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몇 주 안에 외환보유고가 15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1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한 이후 주가와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특히 중앙은행이 10억 달러 가까이 보유 달러를 매각했음에도 페소화 가치가 선거 전보다 25%가량 떨어졌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대폭 강등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9일 아르헨티나 국가신용 등급을 B마이너스(B-)에서 5단계 낮은 ‘선택적 디폴트(SD)’로 대폭 강등했다. SD는 디폴트 직전 단계로, 사실상의 디폴트에 해당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은 구제 금융 440억 달러에 대한 채무 만기연장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