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평균보다 매출 1.6배, 영업이익 1.7배, 고용 1.3배 높아"
미국에서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경영성과가 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4일 미국 기관투자자협회가 발표한 차등의결권 도입 상장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커뮤니케이션·정보기술 분야의 제도 활용도가 높고 상장 기업 평균 대비 우수한 경영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NYSE, 나스닥 등 미국 상장시장에 기업공개한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은 매출의 경우 시장평균의 1.6배, 영업이익은 1.7배, 고용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 중 혁신 기업 중심의 나스닥 상장사 110개 기업의 경영성과는 나스닥 시장평균을 월등하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이 매출은 시장평균의 2.9배, 영업이익은 4.5배, 고용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산업군에 해당하는 혁신 기술 보유 기업에게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이 허용될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 뛰어난 경영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군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의 차등의결권 도입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차등의결권 도입 상장 기업을 글로벌 산업분류 기준*에 의해 분류할 경우 총 11개 산업 분류 중 커뮤니케이션(57개, 23.5%), 정보기술(40개, 16.5%) 등 2개 산업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한경연은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할 경우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기업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경영 간섭을 배제하고 기업의 장기 전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242개 미국기업 중 76%인 184개사가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배수형 차등의결권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무의결권 방식, 이사회 구성비 결정형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집중하고 있을 때 글로벌 기업들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제로 알파벳이나 페이스북 같은 혁신기업의 성장 이면에는 차등의결권 제도 같은 경영권 방어장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