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에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수출 중심으로 운영되고,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경기 구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사이클로 진입했고, 장기화된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스몰딜’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도체, 시클리컬(조선, 철강) 등 실적 개선 섹터를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다.
김예은 IBK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경기 구조에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수출 중심의 경기 구조로 글로벌 교역량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고,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설비투자도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장치 산업의 비중이 높으며, 이에 따라 활발한 투자가 나타나야 경기가 활성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이유 때문에 MSCI 기준 주요국과 12개월 선행 PER, PBR을 비교하면, 유독 한국의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제조업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중앙은행의 완화책이 나오는 등은 한국 증시에 향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펀더멘탈을 둘러싼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대외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외국인은 다시 매수 기조로 돌아설 전망”이라면서도 “현재 외국인의 비중은 최고 수준인 만큼 추가 매수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지수의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자산별로 분산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반도체, 시클리컬(조선, 철강) 등 실적 개선 섹터를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반도체 관련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움직임을 보면, 바닥을 다진 뒤 상승세를 타는 상황“이라며 ”조선 섹터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수주가 부진했던 상황이지만 최근 선박 수주량 증가세와 함께 하반기 수주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상승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