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비추는 천개의 거울'…윤흥길·오정희·문정희 등 참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서울국제작가축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국적 특색을 갖추면서도 국제적 규모와 위상을 갖춘 문학축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작가와 평론가 50여명이 모여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을 벌이는 이번 축제는 다음달 5~13일 DDP에서 열린다. 윤흥길 오정희 백무산 이승우 배수아 황정은 박상영 등 국내 시인과 소설가 18명이 참가한다.
외국 작가로는 지난해 공쿠르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니콜라 마티외와 올해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시인 포레스트 갠더, 중국 소설가 류전윈과 2008년 공쿠르상 수상자인 아프가니스탄 출신 프랑스 소설가 겸 영화감독 아틱 라히미 등 14명이 초청됐다.
전체 주제는 '우리를 비추는 천 개의 거울'이다. 작가들은 저항, 이야기, 소외, 여성, 디아스포라, 혐오 등의 소주제를 놓고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작가들은 한국 문인 1명과 외국 문인 1명이 짝을 지어 대담을 나누는 '작가, 마주보다', 국내외 작가들이 특정한 사회적 이슈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작가들의 수다', 외국 작가들이 독립서점들을 방문해 독자들과 만나는 '작가의 방', 그리고 시와 소설 작품을 다양한 형태의 낭독 공연으로 재해석하는 '시/소설 듣는 시간' 등에 참여한다.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심진경 문학평론가는 "이번 행사에서 해외 작가와 한국작가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길 바란다"라며 "지금까지는 한국문학이 해외문학이라는 거울을 통해 봤다면, 이제는 한국문학이 서울작가축제를 계기로 해외문학의 거울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DDP에서만 공식 행사가 25회 열린다. 행사는 DDP 살림터와 잔디언덕 등에서 펼쳐진다. 서강대와 중앙대 그리고 서울 시내 독립서점 및 북카페와 부산 백년어서원에서도 행사가 이어진다.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참여하는 것도 실험적이다. 김 원장은 "세 기관이 합의한 건 독자와 작가가 골방에서 공유하는 게 아닌 광의의 공유를 하기를 원해서다"라며 "한국문학을 구성하는 주축인 작가가 창작적 역량을 드러내고 국제적 수준의 교류로 자극을 얻길 바란다. 서울 그리고 한국만의 축제가 아닌 세계 문학에 메시지를 제안하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서울국제작가축제는 문학도시 서울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8회째를 맞는 축제와 DDP의 만남이 한국문학과 세계문학간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