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이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 파생결합상품(DLS, DLF)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면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을 만나 시장을 긴급 점검했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파생상품을 이용한 구조화상품 출시가 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시장이 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이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금리인하 기조가 지속되면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레버리지를 하거나 밑이 열려있는 손실가능 상품들의 경우 수익과 손실이 모두 높게 나올 수 있단 점을 판매자와 투자자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거래량이 많은 편이다. 장내 파생시장의 경우 제도와 역사가 선진시장에 버금간다. 장외 파생시장도 세계 12위를 기록하는 등 국가 무역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파생상품이 왜 위험한지,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또 상품에 대한 설계 및 판매 과정에서 이 상품들이 투자자들에게 어떤 효용을 갖다줄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파생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 이사는 “5월 정부가 발표한 활성화 정책에는 국내 시장을 육성해야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드러났다”며 “투자자들이 해외 파생상품에 눈을 돌리거나 투기적 상품에 몰리는 상황을 파악하고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세금 체계를 남은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주식에서 손실이 나고 파생에서 수익이 생겨도 과세를 이원화하고 있다”며 “이를 자본이득세로 통합한다면 파생삼품을 비용 효율적으로, 투자자 손익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기초자산과 파생시장이 동시에 함께 육성될 수 있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이사는 “활성화 대책으로 전문투자자 문턱을 낮췄는데 이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포트폴리오 위험관리를 위한 파생상품 투자가 다양화될 전망”이라며 “또 현재 투자자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고 있기 떄문에 우리 파생시장도 국내외 연계거래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금리가 계속 인하하는 추세기 때문에 보험사 등에서 금리 역마진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금리 파생을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자산운용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