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를 그만 두고 ‘팔전구기’ 끝에 2조 원대 인터넷 은행을 일군 이승건 토스 최고경영자(CEO). 그의 성공 스토리를 CNBC방송이 집중 조명했다.
CNBC는 우선 그의 거침없었던 도전에 주목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치과의사를 때려친 그는 모아둔 돈과 대출을 합쳐 40만 달러를 가지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초기 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밑천을 깎아 먹었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울라불라’와 모바일 투표 앱(응용프로그램) ‘다보트’ 등이 잇따라 실패했다.
8번 넘어졌지만 9번 일어섰다. 2015년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개발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공인인증서를 거치지 않는 송금 방식을 불법으로 봤다. 토스 출시 2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이 CEO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한국의 송금 서비스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복잡했다”면서 “해외에서 주목받던 이 서비스가 한국에서 가능해지면 크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금융당국과 은행을 찾아다니면서 토스 서비스를 홍보하고 설득했다. 간편 결제 필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마침내 관련 규제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토스 서비스의 성장세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시 1년 만에 토스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돌파했다. 1년 반이 지나자 1000만 건, 2018년 9월에는 2000만 건을 돌파했다. 매출도 급증했다. 2016년 35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7년 205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48억 원을 달성했다.
2018년 12월에는 글로벌 투자업체들로부터 8000만 달러(약 947억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는 12억 달러로 평가됐다. 국내 네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의 탄생이었다. 올 8월에는 자금 조달액이 총 2억6150만 달러로 늘면서 토스 자산가치는 22억 달러로 뛰었다.
이용자 수도 급증했다. 5년이 채 안돼 등록 이용자 수가 1400만에 달했다. 한국 5100만 인구 수의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핀테크 관련 애널리스트는 “이 CEO는 한국 금융 환경에 혁신이 필요한 시기에 기회를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토스는 올해 4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토스카드를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6억5000만 고객이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등 한국 밖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