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경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
본 기사는 (2019-09-2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대장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경영 악화에 따른 운임 인상을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항공사)와 이스타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들이 연이어 운임 인상을 발표하는 가운데서도 기존 운임을 유지해왔다. LCC 사업 모델의 근간이 ‘항공권의 저렴한 판매’에 있는 까닭에 운임 인상 결정을 최대한 미룬 것이다. 항공업계에서 운임 인상이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점을 고려할 때 업계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14일부터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 운임을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제주~김포, 제주~부산 등의 노선 등의 항공권 운임을 경쟁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수준으로 평균 7.5% 인상한다.
제주항공은 운임 인상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에 따른 조업비 증가, 항공기 리스 비용과 항공유 등을 결제하는 환율 상승 등 경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지난해의 경우에도 5% 수준으로 타사와 비슷한 운임 인상을 진행했고, 올해도 (업계에서) 마지막으로 운임 인상 결정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제주항공의 이번 운임 인상 결정은 업계에서 상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올 2분기 충격의 ‘적자전환’ 선언에 이어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운임 인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유가, 환율 등 외부 변수가 경영 전반에 크게 작용하는 항공업의 특성에도 분기 기준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해 왔다.
위기감은 LCC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LCC의 2분기 실적은 처참했다.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7~9월) 전망도 어둡다.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일본 노선 수요 감소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10월부터 12월까지 무급휴직을 통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LCC 업계의 대대적 구조 개편 가능성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년 혹은 내후년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항공사가 나올 것”이라며 “미국 항공업계가 1990년대에 대규모 M&A(인수합병)를 진행한 것처럼 우리 업계에서도 조만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