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큰 인기를 얻었던 '달빛천사'의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되살리려는 크라우드펀딩이 대박을 쳤다. 목표액 3300만 원의 펀딩이 모금 5일 만에 11억 원을 넘어서는 이변을 연출한 것.
‘달빛천사’는 가수를 꿈꾸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엔 2004년에 방영돼 인기를 모았다. 국내 팬덤은 이 애니메이션의 OST 전곡이 한국에 정식 음원으로 발매되기를 바라왔으나, 실제로 발매된 음원은 한국에서 새로 만든 곡인 ‘나의 마음을 담아’ 뿐이었다. 나머지 OST는 모두 일본 곡의 번안곡이기 때문에 소니 등 일본 회사에서 저작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27일 주인공 풀문 역을 맡았던 성우 이용신 씨가 ‘달빛천사’ 국내 방영 15주년을 기념해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정식 음원발매를 추진했다. 이 씨는 라이선스 비용과 믹싱, 마스터링 등의 제작 비용이 개인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정식 발매를 추진했다.
닷새 만인 1일, 오전 10시께를 기준으로 모인 금액은 약 11억1889만 원에 달한다. 후원자는 약 3만1000명. 당초 예상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폭발적인 반응에 이용신 씨는 30일 ‘달천펀딩대박! 풀문용신 전격 심경고백!’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용신 씨는 영상에서 “달천이 여러분! 화력을 보여 달랬더니 불을 지르시면 어찌하나”라며 “나도 15년을 기다렸지만 내 기다림보다 팬들의 기다림이 더 컸었던 것 같다”라면서 펀딩 대박에 놀라워했다.
펀딩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참여자 보상도 늘어났다. 원래 3곡만 담으려 했던 앨범은 5곡 전곡 수록으로 바뀌었다. USB카드 앨범만 제공하려던 당초 계획도 CD 제공까지 늘어났다. ‘달빛천사’를 기념하는 키링, 성우들 사인 엽서 등의 굿즈도 추가됐다. 디지털 음원 발매 소식도 전해졌지만, 이는 크라우드펀딩 참여자들이 음반을 받고 난 뒤 순차적으로 발매가 진행된다.
이용신 씨는 지난 5월 이화여대 축제에서 자신이 부른 ‘달빛천사’ OST가 큰 화제가 되며 음원 정식 발매로 이어진 만큼,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달빛천사’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텀블벅에서 진행 중인 달빛천사 정식 OST 발매 크라우드펀딩은 현재도 모금액과 후원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달 23일에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