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맞불 마케팅이 이번엔 와인에서 벌어진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와인 시장에 참전을 선언했다. 이커머스는 판매하지 못하는 품목인 데다 최근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계산이다.
홈플러스는 300여 년 전통의 영국 와인회사 ‘베리 브라더스 앤 러드(Berry Bros & Rudd, 이하 BB&R)’와 이탈리아 대표 프리미엄 와인 3종을 한국에 단독 출시한다고 6일 밝혔다.
BB&R은 영국 왕실에서 그 품질과 가치를 인증하는 브랜드에만 수여하는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s)를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이 소속된 영국의 대표적 와인회사다.
이번 와인은 BB&R 와인 디렉터이자 마스터 오브 와인인 마크 파르도(Mark Pardoe)가 오직 홈플러스만을 위해 약 1년간 준비해 소싱한 것으로, ‘와인의 왕’이라 불리는 ‘바롤로(Barolo)’를 비롯해 ‘네로다볼라(Nero d’Avola)’,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조(Montelpulciano d’Abruzzo)’ 등 3종이다.홈플러스는 출시를 기념해 10월 한달 간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매그넘(1.5ℓ) 사이즈의 페트병(PET)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을 기존 판매가에서 20% 할인한 7900원에 판매한다. 일반 와인 용량(750㎖)으로 환산하면 1병당 3950원꼴이다.
이번에 할인 판매하는 두 와인은 롯데마트에서 매년 4만~5만 병씩 팔려 지난 8년 간 40만 병이 소진된 스테디셀러다. 프랑스 전역 10곳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를 보유하고 있는 GCF그룹 와이너리 중 하나인 듀롱(DULONG)에서 생산됐다.
지난해 1월 투보틀 와인 1탄으로 호응이 높았던 트레이더스는 1일부터 전국 17개 매장에서 투보틀 와인 2탄인 ‘투보틀 모스카토’ 와인 2병을 9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같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모스카토 품종 와인들이 일반적으로 1만 원대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그 절반 수준에 달하는 파격가다. 투보틀 모스카토는 세계적 수준의 이탈리아 와인 명가 ‘칸티(Canti)’에서 생산한 와인으로 스위트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모스카토 품종 100%로 양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8월 ‘도스코파스 와인’ 2종(까버네쇼비뇽/레드브렌드)을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판매했다. 50여 일간 총 57만 병이 판매되며 흥행 중이다. 1만 원대 인기 와인이 1년 동안 전 유통채널을 아울러 100만 병 가량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도스코파스 와인은 두 달도 채 안 돼 전 채널 1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대형마트가 와인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와인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연도별 수입통계에 따르면 와인(포도주/원액 포함) 수입량은 2010년 2만4568톤에서 지난해 4만292톤으로 64% 이상 증가하는 등 와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년 대비 트레이더스의 와인 매출 신장률은 50.3%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류는 온라인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와인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