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첫 공식 연설에서 ‘동시적 글로벌 경기 둔화’를 경고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세계 경제가 동시적인 상승세를 탔다면, 지금은 동시적인 둔화 국면에 놓여있다”면서 “올해 전 세계 90% 지역에서 성장세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제는 재정 화력을 동원할 예산 여력이 있는 국가들을 위한 시간”이라며 저금리 덕분에 재정 조달의 부담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한국을 거론하면서 “인프라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이들 국가의 지출 확대는 수요와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재정 화력을 동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 지출 확대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다수 국가들이 함께 행동할 때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면서 “글로벌 동반 경기 둔화가 온다면 동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글로벌 무역의 성장세가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무역갈등을 꼽았다. 무역전쟁에 따른 누적 손실 규모는 내년까지 스위스 경제 규모와 맞먹는 70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0.8%에 해당하는 규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에 앞서 지난 4월 취임한 세계은행(WB)의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 6월 전망치인 2.6%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경기둔화를 우려했다.
맬패스 총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유럽 경기 침체, 무역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년 만의 최저치였던 전망치 2.6%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와 세계은행 수장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 같은 목소리로 경고를 내는 것은 “다음 주 열리는 IMF·WB 연례총회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음주 연례 총회에서 2019년과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더 낮출 전망이다. 지난 7월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2%로 0.1%포인트 내렸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3.5%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