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제조사인 제너셈의 공급 공시에 올해부터 SK하이닉스가 계약 상대자로 등장했다. 두 회사가 체결한 계약만 해도 올해 3건, 총 55억 원 규모다. SK하이닉스가 지난 컨퍼런스 콜에서 NAND 감산 등 적극적인 공급 조절을 언급했음에도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터라 향후 제너셈이 협력사로 자리매김할 지 눈길을 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너셈은 SK하이닉스와 19억4000만 원 규모로 반도체 싱귤레이터 관련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다. 해당 장비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 납품될 예정이다.
제너셈과 SK하이닉스의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너셈의 단일공급계약 공시를 살펴보면, 상장 이래 처음으로 SK하이닉스와 3월 29일에 29억 원 규모로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계약한 바가 있다. 이를 시작으로 4월에는 6억 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불황에도 SK하이닉스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체결일 기준) 68% 증가해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 계약이 실적에 반영되는 납품일 기준으로 따져보면, 전년비 127% 증가한 규모로 올해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제너셈은 2016년부터 영업익 적자폭을 확대하다가 올해 상반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2015년 339억 원을 기점으로 2016년 178억 원을 찍고 감소했지만 이후 2017년 277억 원, 2018년 283억 원을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5년 54억 원을 기점으로 2016년 -25억 원, 2017년 -38억 원, 2018년 -55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을 키웠지만 올해 6월에 10억 원을 기록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에 대해 “최근 공식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도 10~11월 중 투자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향후 투자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계약 공시처럼 보완 투자 방식으로 일부 계약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추정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10월 말에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고 알려졌다”며 “이를 통해 향후 내년 투자 계획을 살펴본다면, 향후 후방산업 투자 판단에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