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대법원은 전날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추진한 전 자치정부 지도부 9명에 대해 9년에서 13년의 금고형을, 3명에 대해선 불복죄로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 중 가장 무거운 판결을 받은 건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이다. 법원은 그에게 선동·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최대 25년의 금고형을 청구했었다. 또 카르메 포카델 전 카탈루냐 자치의회 의장에게는 징역 11년 6월을 선고했다. 4개월에 걸친 공판에서 12명은 “허위 기소에 따른 재판에서 부당한 대우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페인 검찰은 “일방적인 독립 선언은 스페인에 대한 공격으로, 심각한 반란 행위”라고 비난했다.
앞서 6월 열린 마지막 변론에서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12명의 반란과 선동 혐의에 대해 부인한 반면, 그것보다 죄가 가벼운 불복종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다. 불복종이 인정되면 공직에서는 물러나게 되지만 징역형은 면한다.
훈케라스 전 부수반은 “스페인 중앙 정부는 정치적 이념에 따라 사람들을 가두고 있다”고 비난한 뒤 “더 힘을 얻어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카탈루냐 독립을 주도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서는 선동과 공금 남용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이 새로 발부됐다. 푸지데몬은 카탈루냐의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했던 2017년 10월 벨기에로 도피했다. 그는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은 억압과 보복의 희생자”라며 분노를 표했다. 트위터에서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행동을 취할 때가 왔다. 우리의 아들과 딸의 미래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유럽을 위해, 카탈루냐를 위해”라고 역설했다.
스페인 전국 각지에서는 판결에 반발하는 독립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국제공항에서는 수천 명 규모의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빚어져 75명이 부상했다. 항공 당국은 110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AFP통신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집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명문 축구 클럽 FC 바르셀로나는 성명을 발표해 “실형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트위터에서는 해외에서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등 판결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카탈루냐국민의회(CNA)는 ‘StandUpForCatalonia(카탈루냐를 위해 일어나라)’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트윗으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