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티파니의 시가총액은 119억 달러(약 14조 원)로,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LVMH에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가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지금까지 최대는 2017년 크리스찬 디오르를 7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아울러 LVMH에는 주얼리 분야를 더욱 확장하게 되는 것은 물론, 아시아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VMH는 2011년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불가리를 52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또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알레산드로 볼리올로 티파니 최고경영자(CEO)에게는 귀향이나 다름 없다. 그는 예전에 불가리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16년을 지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세계적인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의 북미 부문과 패션 브랜드 디젤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인수는 여행자들의 소비 감소와 미국 달러 강세, 미중 무역전쟁으로 티파니에게는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1837년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설립한 티파니는 소설가 트루먼 카포트의 1958년작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유명세를 탔다. 배우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영화의 무대였던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매장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매출은 44억 달러였으며, 전 세계에서 1만400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작년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올들어 22% 오르긴 했지만, LVMH의 49%에 비하면 초라하다. LVMH의 시가총액은 1900억 유로다.
LVMH는 유럽 최대 부호인 베르나르 아르노가 이끌고 있다. 이 그룹은 75개 브랜드와 15만6000명의 직원, 4590개가 넘는 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세포라와 시계 브랜드 휴블로, 코냑 헤네시, 샴페인 돔페리뇽 등을 통해 아시아에 집중해왔으나 앞으로는 미국 쪽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럭셔리 시장인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장기간 노출돼 있는데다 홍콩의 반중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시장 다각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미국 텍사스에 연 루이비통 생산라인 준공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대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14년 명품 브랜드들의 사업 비중에서 주얼리 부문은 20%에 불과했지만 2020년까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