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스토리텔링] 트론, 도박 디앱 천지에서 디파이 꽃피울까

입력 2019-10-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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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코인마켓캡 기준) 트론(Tron·TRX)이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동안 트론에서 동작하는 대부분의 디앱(탈중앙화 앱·DApps)이 도박 앱만 있다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까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보다 트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계속되는 테더 발행 = 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테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테더사는 최근 한 달 사이 트론 네트워크에서 테더(USDT)를 급격히 늘리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새 트론 네트워크에서 추가로 발행된 테더는 7억 달러에 육박하는데요. 10월 5일 1억5000만 달러 수준에서 29일 현재까지 8억1105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테더는 7월 옴니네트워크 기반에서 일부를 이더리움 기반으로 전환하겠다고 하고, 약 20억 달러까지 늘려 왔었는데요. 옴니네트워크 기반 21억 달러, 이더리움 기반 20억 달러, 트론 기반 8억 달러 규모입니다.

테더가 이더리움과 트론 기반으로 발행을 늘리는 것은 속도와 수수료에서 유리하기 때문인데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옴니네트워크보단 이더리움이, 이더리움보단 트론이 사용성 면에서 이점을 챙길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을 채택한 트론의 초당 처리량은 2000TPS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네트워크 사용량에 여유가 있는 상태이죠.

◇이더리움 핵심 디파이도 트론 지원 추진 = 트론 위에서 달러 가치 고정 코인이 계속 발행되고 있는데요. 이더리움 최대 디파이 디앱으로 알려진 메이커다오(MakerDAO)까지 가세했습니다. 메이커다오는 이더(ETH)를 담보로 달러 가치 고정형 코인인 ‘다이(DAI)’를 발행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이더리움 디파이의 절반이 메이커다오로 구성될 정도로 대표적 프로젝트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과의 연결을 지원하는 룸네트워크(Loom)와 공동으로 트론으로 토큰을 전송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이더리움에서 발행된 다이 코인을 트론이나 바이낸스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죠.

예컨대 이더리움 10개의 다이를 가진 사람이 원할 경우 트론 네트워크로 5개, 바이낸스 체인으로 5개 전송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다오와 룸네트워크는 먼저 트론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요.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디앱닷컴’에 따르면 트론은 전체 디앱의 절반 이상이 게임이나 도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트론 도박 디앱이나 게임에서 다이가 쓰이게끔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더리움 호환이 주효 = 트론은 이더리움 기반 콘텐츠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전향했는데요.

기본적인 기술과 콘셉트를 이더리움 방식을 받아들이고, 채굴 방식은 대표자 선정 방식인 DPOS로 채택했습니다. 태생적 특징으로 이더리움과 호환성이 높은데요.

이더리움 기반으로 설계한 프로젝트가 트론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 때문에 도박 디앱이 대부분인 트론에서 이더리움 수준의 디파이 프로젝트가 나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더리움과의 호환성에 속도를 높인 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죠. 다만 트론이 30개 미만의 네트워크 참여자로 운영되기 때문에 탈중앙화 정도는 높은 편이 아닙니다. 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입니다.

대부분의 디앱이 게임이나 도박과 관련된 것과도 연결돼 있는데요.

게임이나 도박의 경우 비교적 낮은 탈중앙성에도 거부감이 없지만, 금융 프로젝트들은 높은 수준의 탈중앙성을 원하고 있습니다.

DPOS 방식을 채택한 트론과 이오스는 게임과 도박 디앱이 많고,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젝트가 이더리움에서 운영되는 것이 우연은 아닙니다. 트론의 30개 미만 네트워크 참여자와 이더리움의 8000개 수준의 네트워크 참여자의 신뢰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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