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3] 삼성전자 3분기 성적표…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웃고, 반도체 울고

입력 2019-10-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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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3조 이익 낸 반도체 3조 간신히 넘겨…스마트폰은 갤노트10 호조로 깜짝실적

▲삼성전자 3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거둔 3분기 영업이익 7조7800억 원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사업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지만, 스마트폰 부문에서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선방했다.

반도체 사업은 3분기에 매출 17조5900억 원, 영업이익 3조500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영업이익(13조6500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조4000억 원으로 11분기 만에 처음 4조 원을 밑돈 데 이어 이번에는 3조 원을 간신히 넘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의 경우 전반적인 업황 약세 속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고, 시스템LSI도 모바일AP 제품의 판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인텔에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반납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도 추월당했다. 1위 인텔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며, 아래에서는 TSMC가 삼성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TSMC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79억 대만달러(약 4조1300억 원)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TSMC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반도체에 1조 원 가까이 앞섰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보면 TSMC의 영업이익은 2485억 대만달러(약 9조5100억 원)로, 삼성 반도체(10조5700억 원)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인텔은 3분기 매출 192억 달러(약 22조3200억 원), 영업이익 64억 달러(약 7조4400억 원)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3분기에 인텔의 실적은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신기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지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다시 권좌를 내준 뒤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이끈 건 스마트폰 사업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ㆍ모바일) 부문은 매출 29조2500억 원, 영업이익 2조9200억 원을 기록했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2조 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예상했는데, 기대치를 많이 상회했다.

2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갤럭시S10 판매가 둔화하면서 1조5600억 원까지 떨어졌는데, 갤럭시노트10 출시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 원 이상 올랐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2조2200억 원)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증가해 작년 1분기(3조7700억 원)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M부문 깜짝 실적에는 고가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판매 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8월 23일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은 국내 기준 25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며 역대 최단기간 100만대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9 대비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국내에서는 5G 모델로만 출시되는 등 5G 비중이 확대되며 판매가격과 수익 모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중저가폰 시리즈 갤럭시A 판매 호조에 화웨이 제재의 반사 이익을 톡톡히 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10이 출시된 8월 삼성전자는 조사 대상 국가 90여개국 중 60여개국에서 전년 대비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3분기 영업이익 1조1000억 원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LCD사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OLED 가동률 확대와 생산성 향상 등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TV와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 5500억 원으로 작년 동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QLED TV 등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LCD TV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 분기와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생활가전에서는 비스포크 냉장고 등 맞춤형 가전이 인기를 얻으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TV 사업은 통상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률이 낮아지지만, 프리미엄 TV 판매 비중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도 8K TV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의 본격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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