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방문 일환 기대…아니어도 미국 방문에 개방적”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시 주석이 1단계 무역협정 서명을 위해 미국을 찾게 될 경우 국빈으로서 공식 방문을 희망했다. 그러나 공식 방문이 아닌 방미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다만 중국 당국자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15개월 간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미·중 무역 전쟁을 종식시킬 첫 번째 협정 서명 장소가 미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성사된다면 회담 장소 결정은 아주 쉬울 것”이라며 “장소는 미국 내 어딘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서명을 위한 회담 장소 중 하나로 미국의 중부 농업지대인 아이오와주를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대두를 생산하는 이 지역은 글로벌 최대 콩 수입국인 중국과의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다. 아울러 내년에 대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으로서는 중요한 표밭인 ‘팜 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이기도 하다.
당초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1일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도출한 ‘1단계 합의안’에 대한 서명 일자와 장소를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잡고 있었다. 그러나 칠레 정부가 자국의 시위사태를 이유로 개최를 불과 17일 남기고 돌연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양측은 서명을 위한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게 됐다.
이날 리커창 중국 총리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측 대표단을 만나기도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비교적 합의에 가까워졌다”며,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정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