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을 지나치게 아이 취급한다. ‘손해를 보면 안돼’ 식으로 접근한다. 파생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시장 전체를 규제하는 식이다. 이런 과잉 보호가 산업을 위축시키고 망친다.”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최창규 연구원은 리서치센터 파생상품시장 경력만 15년이다. 파생 전문가인 그는 이제 지수(인덱스) 개발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인덱스사업 TF을 구성해 팀장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지 한달 째다. 증권사가 지수 개발에 나서는 것은 최초다.
그는 지수 개발업에 뛰어든 이유로 “주식은 부진을 겪고 파생은 규제로 위축되면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힘든데 현재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며 “돈은 살아있기 때문에 수익이 나는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없으면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가 못나오고 투자자도 다양한 투자를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지수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패시브 상품을 만들면 투자자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해외의 경우 ESG지수를 비롯해 크린워터(Clean Water)지수, 드론지수, 4차산업지수 등 다양한 테마지수들이 있는데 재밌는 상품들을 벤치마크하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규 연구원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는 지수 개발은 내년 상반기 첫 지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하는 우상향 인덱스 개발이 목표”라며 “우선 리츠지수로 시작할 예정인데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또 “위험 요소 등을 완화해 수익을 볼 수 있는 지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규제를 꼽았다. 최 연구원은 “자본시장에서 사고가 터지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당 상품을 발전시킬지에 대한 논의없이 늘 규제부터 해왔다”며 “DLS, ELS도 3분기 거래량이 반토막이 났는데 무조건 규제로 해결하려고 하니 성장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 연구원은 “투자는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리스크를 질 수 밖에 없고 미국 등 해외 선진 파생시장도 이런 구조로 돼 있다”며 “당국도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모든걸 접근하기 보다는 수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가 생겼다고 사모펀드 자체를 금지하면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비교적 완화된 해외시장의 경우 재밌는 상품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몇개 없다”며 “우리 실정에 맞게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실버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의 테마를 발굴하고 지수를 개발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