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경찰 대결 현장서 발생한 첫 인명사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시위 현장 근처에서 추락했던 대학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이날 오전 8시 9분에 결국 사망했다.
사망한 대학생은 홍콩과학기술대학 컴퓨터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4일 새벽 홍콩 정관오 지역 주차장에서 3층에서 2층으로 추락해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뇌출혈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고, 두 차례 수술에도 병세가 악화되다가 이날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해산 작전을 벌이는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차우 씨가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태다.
가뜩이나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일부 부상당한 시위자들이 최근 집회의 주요 초점이 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번 인명 사고는 시위대의 분노에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홍콩 야당인 공민당 소속의 앨빈 융(楊岳橋) 의원은 “경찰과 시위대의 대결 현장에서 발생한 첫 사망으로, 이는 (시위대)의 분노의 불씨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홍콩 정부 측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번 주 캐리 람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장관은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연이은 회동을 기점으로 시위대에 대해 더욱 강도 높은 대응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은 지난 4일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어, 6일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를 잇달아 만나면서 시위대의 폭력 행위와 혼란을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폭력과 혼란을 저지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홍콩이 직면한 매우 중요한 임무”라며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제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일이니 흔들림 없이 굳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사망한 차우 씨가 사고 현장에 간 이유와 정확한 추락 원인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죽음과 관련해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심히 슬프다”며, 차우 씨의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