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의 항암신약 ‘백토서팁(TEW-7197)’이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에서 탐색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바이오마커 기반 혁신신약 기업 메드팩토는 미국 면역항암학회 학술회의(SITC 2019)에서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및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유효성 데이터를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9월과 10월 키트루다 및 임핀지와의 국내 병용 투여 임상시험 제1b·2a상을 각각 승인 받아 진행 중이다.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은 대장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등 5개 의료기관에서 동시 실시하고 있다. 이번 SITC에서는 14명의 진행된 대장암,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초기 결과가 발표됐다.
메드팩토는 이번 임상을 통해 대부분 4차례 이상의 전신 항암치료에 실패하고 더 이상 승인된 치료 기회가 없는 대장암 환자들에게서 1차 및 2차 항암 활성 평가 지표인 ‘RECIST’와 ‘면역 RECIST’ 기준으로 각각 16.7%와 33.3%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이끌어냈다.
특히, 임상시험에 참여한 모든 대장암 환자들이 키트루다 단독 요법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전무했던 현미부수체 안정형(MSS)의 유전자형을 보였다. 키트루다는 전체 대장암의 20% 이하로 추정되는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H) 환자에게 좋은 반응을 보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의 ‘조직 불문항암제’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는 나머지 약 80%에 해당하는 현미부수체 안정형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백토서팁 병용 치료와 더불어 대장암의 종양표지자인 CEA 수치(ng/ml) 감소 추세가 관찰됐다. 이는 치료가 거듭됨에 따라 환자의 전반적인 종양 부담이 효과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국립암센터에서 백금 기반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성폐암(NSCLC)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백토서팁과 임핀지의 병용 임상 초기 결과도 이번 학회에서 발표됐다.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치료가 쉽지 않았던 종양의 PD-L1 발현이 25% 미만인 평균 연령 66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16.7%의 객관적 반응률이 관찰됐다.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핀지‘ 단독 요법 임상의 객관적 반응률이 2.8%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치료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이번에 발표한 2건의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과 질병조절률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종양의 크기도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고무적 성과가 나타났다”며 “백토서팁이 기존 면역항암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로,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메드팩토는 이번에 발표한 임상시험을 포함해 국내와 미국 등에서 총 9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신규 적응증을 목표로 하는 추가 신약후보물질 2종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메드팩토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