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칩, 이미지 센서 신제품 등 중국업체에 공급해 시장확대 노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에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5G 통신칩을 처음 탑재했고, 세계 최초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역시 중국 샤오미에 처음으로 공급됐다.
그동안 부품 사업부가 최초 개발한 반도체 칩 등은 갤럭시 시리즈에 먼저 적용됐다. 하지만 올 들어 삼성의 세트 사업 경쟁사에 먼저 부품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9월 공개한 첫 5G 통합칩 ‘엑시노스 980’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를 통해 처음으로 상용화된다.
이 칩이 탑재된 비보 ‘비보 X30’은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비보는 8일 중국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비보 측은 “현재 듀얼 모드 5G를 지원하는 유일한 칩세트”라며 “이것이 바로 비보가 다른 업체 부품이 아닌 삼성 부품을 사용한 이유”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도 샤오미 스마트폰에 먼저 탑재했다.
샤오미는 1일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가 탑재된 ‘미CC9 프로’를 공식 출시했다. 다음 달 말에도 1억800만 화소 아이소셀이 탑재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믹스 알파’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에 1억만 화소대 이미지센서를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긴밀히 협력했다.
이 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가 이달 초 출시한 플래그십 제품 ‘메이트30’과 ‘메이트30 프로’에 슈퍼 아몰레드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사양 모델인 ‘프로’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성장 속도가 예전 같지 않고,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및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의 부상이 삼성 스마트폰 지위에는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삼성은 세트와 부품을 철저히 분리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세트와 사업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 스마트폰의 지위를 부품에서 상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